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정부와 부산시는 지난 1년간의 해수와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지역언론은 정부와 부산시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반영해 우리 해역과 수산물이 방사능에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여전히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점검하기보다는 “안전하다”는 정부와 부산시의 주장을 전하거나 정치권의 논쟁을 중계하는 데 치중할 뿐이었습니다.
부산일보는 8월 22일 1면에 '일 오염수 방류 1년, '방사능 공포'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요. 내용을 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지 1년이 됐지만 부산 수산업계에 미친 파급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류 초기에 우려했던 경제적 피해는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방사능 공포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자갈치시장의 분위기를 담아낸 르포 기사에서 부산일보는 "이날 자갈치시장에서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는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ㆍ여당의 주장에 힘을 싣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정부와 여당이 연일 야당에 괴담 선동 사과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부산일보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이뤄진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방류와 관련한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 “괴담 선동 정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대 측인 민주당의 주장은 해당 기사나 같은 지면 기사에서도 담기지 않았습니다.
KBS부산도 8월 22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 ... 수산물 "안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방사능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는데요. “자갈치시장에는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1년 전 우려했던 방사능 공포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닷물과 수산물 방사능 노동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는 정부 발표도 전했습니다.
국제신문은 8월 23일 1면 기사에서 “초유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지난 1년간 일본 정부가 내 온 ‘안전하다’는 목소리 아래에서 강행됐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라고 하면서도 “부산 등 전국 해수의 방사능 농도가 정상 범위로 나타났고, 수산물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기사 전반은 부산시의 발표 자료를 전하는 것이었고, 제목에도 부산시의 입장을 반영했습니다.
부산MBC와 KNN도 수산물 소비가 늘었다는 점을 보도했는데요. 다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하며 논란과 갈등이 여전하다고 해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과연 방사능 공포 없는 걸까?
이처럼 지역언론은 방사능 검사 결과 이상 사례가 없었으며 수산물 소비가 늘었다는 것에 주목하며 우리나라가 원전 오염수에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안전성을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삼중수소가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년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방사능 검사 결과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해보입니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처리 과정에 신뢰가 없다는 점이 문제인데요. 오염수 처리 장비, 이른바 알프스(ALPS)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최근 들어 다수의 장비 고장이 발생하거나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잇따르는 등 성능과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은 여전히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우려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민 4명 중 3명이 일본산 수산물 소비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시민들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언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역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정부와 부산시의 발표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게 아니라 정부와 부산시의 방사능 검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지역언론의 보도는 이런 점을 간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