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의 고질적인 ‘무늬만 프리랜서’ 관행과 법적 판결 이후의 변칙적 직군 격리 시도에 대해 사법부가 경종을 울렸다. 대법원은 11년간 춘천MBC에서 연출가로 일하다 해고된 김남헌 PD의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에게 사내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체계 및 근로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립했다는 의미가 크다.
그동안 주요 방송사들은 노동위원회와 사법부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자성을 인정받는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공식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사내 별도 직군으로 격리하거나 기존 프리랜서 수준의 저임금을 고수해 왔다.
KBS전주총국에서 7년간 근무하다 일방적 계약 해지를 당한 뒤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노동자성 및 부당해고 판정을 이끌어낸 방송작가의 사례나, KBS청주총국처럼 복직 명령을 거부하며 이행강제금을 부담하면서까지 불복 행정소송을 지속하는 행태는 방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춘천MBC 역시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요구를 거부하고 소송전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KBS 청주총국 사례에서 보듯 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명령을 거부하며 이행강제금을 부담하면서까지 불복 행정소송을 지속하는 행태는 공적 재원과 수신료를 노동권 침해 방어 수단으로 오용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채용의 형식적 절차가 아닌, 현장에서 이루어진 ‘노동의 실질적 동질성’을 고용 관계의 본질로 평가해야 함을 명시했다. 계약서상의 명칭 뒤에 숨어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승소한 노동자를 또 다른 신분 차별의 틀 안에 가두려던 방송사의 우회적 통제 전략은 더 이상 시대가 요구하는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춘천MBC는 무의미한 불복 소송전을 즉각 중단하고, 김남헌 PD를 비롯해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방송 노동자들을 일반직 정규직으로 승인해야 한다. 사법부와 행정기관이 확립한 실질주의 원칙에 발맞추어, 방송계 내부의 구조적인 위장 프리랜서 고용 관행을 개선하고 정당한 노동 처우를 확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8월 10일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
(사)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