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월드엑스포 유치보도에 저널리즘은 없었다!
‘거리두기 실패’로 검증·감시·질문 없었던 엑스포 보도
지난해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2030 월드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119표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반면 부산은 29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고,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다. 이로써 2030 부산엑스포 유치 대장정은 실패로 막을 내리게 됐다. 투표 당일까지 언론은 정부와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의 자료를 근거로 초접전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던 만큼, 투표 결과가 나오자 언론 보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이는 비단 전국언론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언론에게도 해당되는 일이었다.
부산시는 2014년 서병수 부산시장 때부터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엑스포가 서부산지역의 개발과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다는 것에 주목해 강서구의 맥도 일대를 주무대로 하여 유치를 준비했다. 그러다 2017년도에 사업부지 선정을 위한 용역이 진행되었고, 2019년에 들어서는 강서구 지역이 아닌 동구 범일동 지역에 위치한 북항재개발 2단계 지역에 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2019년 5월 부산엑스포는 국가사업으로 확정되고, 2021년 6월 23일 정부가 BIE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며 공식적인 유치 후보국이 됐다.
부산시는 2030 부산엑스포에 맞춰 ‘북항시대’란 비전을 제시했다.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에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그 시너지 효과로 도심권 항만 부지를 개조·활용하여 도시재생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가덕신공항 개항과 철도망 확장으로 바다, 육지, 항공을 아우르는 물류·교통의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자그마치 43조 원, 부가가치는 18조 원, 50만 명이 고용될 것이라며 부산시는 지역경제활력의 모멘텀으로 삼았다. 이러한 부산시의 계획이 지역상공계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언론의 보도를 통해 확산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가 곧 부산의 미래인 것으로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제2의 도시 부산은 저출생과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유출이 심화하면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처럼 부산의 소멸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부산의 새로운 동력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일은 중요한 것일테다. 다만 그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막대한 세금투입과 시민의 열망이 투영되어 있다면 지역언론은 그 일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점검과 감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엑스포 유치 기간, 지역언론은 외려 정부, 부산시와 보조를 맞추며 ‘조력자’ 역할에 주력을 다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부산민언련은 본격적인 유치 활동이 이뤄진 BIE 실사단 부산 방문 시점부터 유치 결과 발표까지 부산 지역언론의 엑스포 보도가 어떠했는지 살펴보며 유치활동을 복기하는 한편, 유치실패 이후 어떤 평가와 점검이 필요한지 제시하려 한다.
*아래 내용은 보고서 요약본입니다.
➡️보고서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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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언론 엑스포 유치 보도 양적분석 결과
단순전달 보도 74.6%, 행보 보도 49.3%, 정부ㆍ부산시 인용 보도 77.5%
정부와 부산시 행보 단순 전달하며 객관적 검증 없이 전략, 판세 보도 이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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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제시수준 분석결과:
단순전달 보도 74.6%, 비판·대안제시 보도 3.4%
보도제시수준은 엑스포 관련 정보를 전하기만 한 ‘단순전달보도’, 엑스포유치를 위한 전략, 성과, 효과 등을 해설하거나 분석한 ‘해설·분석보도’, 엑스포 유치과정을 점검하거나 비판점을 전한 ‘비판·대안제시보도’로 분류하여 분석했다. 보도제시수준 분석결과, 단순전달보도가 733건(74.6%)으로 전체 보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해설ㆍ분석보도가 217건(22.1%), 비판ㆍ대안 제시보도는 33건(3.4%)에 불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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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 분석결과:
취재원 부산시가 38.4%, 정부 29.9%로 상위권
전문가 5%, 시민단체 2.1%, 외신 1.9%로 하위권
엑스포 관련 보도 취재원은 부산시가 377번(38.4%)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정부 294번(29.9%), 상공계 154번(15.7%), 정치권 111번(11.3%), 유치위가 90번(9.2%)으로 1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시민 81번(8.2%), 시민서포터즈 68번(6.6.9%), 전문가 49번(5.0%), 시민단체 21번(2.1%), 외신이 19번(1.9%) 인용됐다. 정부와 부산시, 유치위 인용 보도가 무려 77.5%를 차지해 엑스포 관련 보도 대부분이 정부발 자료에 의존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공계는 취재원으로 인용된 건수는 적었지만, 기사의 주요 등장인물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이나 엑스포 유치성공을 위한 기부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했다. 시민이 취재원으로 인용된 것은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인터뷰이로 등장한 경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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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내용 분석결과:
유치 행보 50% 이상 차지, 엑스포 유치활동 검증하는 보도는 2% 불과
전략보도·판세분석보도 검증보다 정부발 보도자료 받아쓰기
보도내용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정부와 부산시, 기업 등 각 유치 활동 주체들의 행보를 전달한 기사가 493건(50.2%)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유치 전략을 알아보는 기사가 258건(26.2%)으로 많았고, 유치 판세와 관련한 기사가 114건(11.6%)으로 그 다음을 이었다. 대부분의 보도가 유치 결과 발표 이전에 이루어진 만큼 유치 활동과 관련된 행보, 전략, 판세 등에 지역언론이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행보·전략·판세 보도의 취재원을 다시 따져보면 정부, 부산시 유치위가 363건(37%)으로 대다수를 차지해 자체적인 분석은 미흡했다고 분석된다.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을 고려하면 대통령이나 부산시장 행보에 대해 정부나 부산시 관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재원과 다양한 보도내용을 전했어야 하는데 부재했다는 것을 통계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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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언론 엑스포 유치 보도 특징
행보 중계보도 많아, 보도량에 비해 의미 있는 보도는 부족
윤석열 대통령, 박형준 시장 1년 평가에 ‘엑스포 유치활동’ 긍정적 성과로 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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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보도가 정부와 부산시의 발표를 그대로 중계하는 것에 집중되어 보도량에 비해 유치활동 행보 이외에 새로운 정보는 얻기 어려웠다. 엑스포 유치 관련 특정 이슈 이외의 기간에도 꾸준히 엑스포 관련 보도는 있었다. 대부분 지역기업의 기부 소식이나 박형준 시장의 유치 행보를 전하는 소식이었다.
한편, 지역언론은 윤석열 정부 1년과 박형준 시정 1년을 평가하며 ‘엑스포 유치 활동’을 긍정적 부분으로 언급했다.
정부나 재계 인사 행보 ‘과대 포장’
시민참여 강조했지만 보도에서는 ‘응원열기 배경’으로만
정부와 부산시의 발표 자료에 의존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정부나 재계 인사의 유치 활동을 포장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먼저 정부 행보 보도에 있어서 윤석열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외교 강행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한덕수 총리나 박형준 부산시장 행보 보도에서도 발견됐다. 이들의 유치 활동이 실효성 있는 행보인지 점검은 없었고, 지나치게 미화하는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한편, 지역신문에서는 재계 인사를 부각하는 보도도 있었는데, 엑스포 홍보와 유치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유치위원장이었던 SK 최태원 회장이 다리 부상을 입은 것을 두고 ‘목발 투혼’이라며 그의 노력을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의 유치 행보를 주목하기도 했다.
반면 유치 활동 참여를 강조하려다 시민을 대상화하는 경향도 보였다.
특정 기업 홍보성 기사도 보여
실효성 점검 없이 엑스포 유치와 연결해 부산시 추진 사업 알려
유치전과는 상관없는 특정 기업을 홍보하거나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부산시가 진행하는 각종 사업을 알리는 문제도 있었다.
경찰 과잉대응, 엑스포 기치 실현 정책 점검한 보도 눈에 띄어
실사단 방문 당시 경찰의 과잉 대응을 지적한 기사나 엑스포 주제와 모순된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판 기사 등 단순히 정부와 부산시의 자료를 ‘받아쓰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검증 보도한 사례가 있었다. 다만 투표가 가까워질수록 이러한 점검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이벤트 유치에서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 숙고 필요
이번 엑스포 보도를 점검하며 대형 국가이벤트를 유치함에 있어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역언론은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함을 확인했다. 부산시와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막대한 외국 투자 유치 가능성 등 여러 기대효과를 내걸고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위에 지역 상공계와 정치권, 언론까지 나섰다. 대형 국가행사를 유치하고 운영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유치 이전에 행사로 발생하게 될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따라야할 것이다. 또한 유치 과정에서도 효과적인 전략과 운영이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 판세는 어떠한지 등 정확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이는 우선 정부와 부산시가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언론에게도 적극 요구되는 역할이다.
하지만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부산 지역언론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엑스포 유치라는 당위에 힘을 싣는 것 외에, 엑스포 유치 전반을 감시하는 역할에는 소홀했다. 유치 실패 후에도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평하며, 실패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결여됐다. 막대한 세금과 인력이 투입되었고, 잘못된 예측이 기대감을 불러온 만큼 이에 대한 점검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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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시민의 힘으로!'
부산민언련이 올해 4월 '창립 30년'을 맞습니다.
'언론개혁 시민의 힘으로'를 외치며 힘차게 걸어온 가치는 지키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시민언론운동의 길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부산민언련이 3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시민언론운동을 힘차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기금 마련 모금에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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