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과 대화의 행정’으로 포장된 장기현안 해결과제
도시 개발 성과 분야로 소개한 <금정산 이해관계 얽힌 사유지… 10년 설득해 국립공원 결실>(11/10, 10면)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불가능이라 여겼던 난제를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으로 대타협을 이뤘다”, “공공정책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평가하며 부산시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보도는 과거의 ‘불도저식 행정’과 대비해, “대화와 설득으로 난제를 해결했다”고 묘사하며 부산시의 협의 노력과 그 과정을 부각했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은 부산시민의 오랜 염원이자, 시민사회의 꾸준한 활동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뤄진 공동의 결실이다. 실제로 국제신문은 <시민사회 주축 지정 운동… 사유지 침해는 숙제>(11/3, 4면)에서 20년간 이어진 시민사회의 지정 운동과 서명운동, 시민단체 네트워크의 역할을 상세히 다루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에서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기여가 빠지고, 부산시의 설득과 추진력을 중심으로 한 ‘시정 성과’만 강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획보도라는 형식이 부산시정 중심의 관점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변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같은 날 <서부산 교통발전 핵심 낙동강 횡단교량 설치… 환경단체 설득 묘안 절실>(11/10, 10면)에서는 낙동강 철새도래지를 관통하는 교량 건설 논란을 다루면서, “부산시가 설득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해 한계를 부분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여전히 도시개발 분야에서 시민사회 반발이 제기된 주요 현안(황령산 전망대 개발사업,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이기대 아파트 건설 등)은 ‘성과’ 범주에서 제외되면서 보도에서 빠졌다. 시정의 성과만을 선택적으로 조명하고 논란이 되는 사안은 배제한 것이다.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 아닌, ‘체감되고, 지속되고, 공정한가’
지역언론의 ‘성과평가’가 던져야 할 질문
이번 기획보도는 올해 7월 박형준 시장 취임 3주년 당시 지역언론의 보도 경향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부산민언련 모니터링 결과, 다수의 지역언론은 시장의 기자간담회 발언과 성과 발표를 중심으로 보도하며, 검증과 평가보다는 ‘성과 전달’과 ‘해명 수용’에 집중했다. 특히 국제신문은 7월 2일 1면 <朴시장 “3년간 투자유치 누적 14조 원”> 기사에서 박 시장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고, 수치 검증이나 정책 분석 없이 시정 홍보의 흐름을 뒷받침했다. 그로부터 넉 달 뒤 다시 등장한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는 이러한 보도 태도를 사실상 반복했다.
결국 국제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박형준 시정의 성과를 ‘보도’라는 형식으로 포장해 전달하면서, 시정을 감시하고 검증해야 할 지역언론 본연의 역할보다 ‘성과 홍보 스피커’ 역할을 자처했다. 부산시정은 지역의 예산과 공공정책, 도시개발의 모든 축을 결정하는 핵심 권력이다. 따라서 지역언론의 시정평가 보도는 행정의 성과를 전달하는 홍보 창구가 아니라, 시민을 대신해 권력을 검증하는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 언론은 그 자리에서 한 발 물러섰다.
부산시가 제시한 투자유치·고용률·관광객 규모가 곧 시정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역언론은 그 수치가 어떤 구조적 변화의 결과인지, 누가 그 혜택을 보고 누가 배제되는지를 함께 짚어야 한다. 시정 3년의 ‘빛’뿐 아니라 ‘그림자’를 함께 보여줄 때에야 시민에게 진짜 정보가 된다.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라는 부산시정의 구호 대신, 시민의 입장에서 ‘체감되고, 지속되고, 공정한가’를 묻는 것, 그것이 지역언론이 수행해야 할 진정한 ‘성과평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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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보도 목록]
<부산시, 3년 시정 성과평가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10/27, 1면)
<투자 유치 22배 늘고 일자리·관광객 역대 최고>(10/27, 8면)
<사업장별 책임관 지정해 고충 해결…‘기업하기 좋은 도시’ 구축 총력>(10/27, 8면)
<밤에도 빛나는 부산… 외국 관광객 300만 눈앞>(11/3, 10면)
<생활권 공원 늘리고 문화·체육시설 확대 ‘시민이 행복한 도시’>(11/3, 10면)
<금정산 이해관계 얽힌 사유지…10년 설득해 국립공원 결실>(11/10, 10면)
<서부산 교통발전 핵심 낙동강 횡단교량 설치…환경단체 설득 묘안 절실>(11/10, 10면)
[참고 자료 목록]
<부산,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부산시보, 6/28)
<“늘리고 높이고 풀었습니다”>(부산시보, 7/31)
<[KBS부산 여론조사]② 박형준 시장 시정 운영은?…49% “일 잘 못해”>(KBS부산, 9/18)
<박형준 시장 직무 수행 동일 항목, 평가는 정반대 [내년 지방선거 여론조사]>(부산일보, 9/11) |